스타벅스의 하우스 블렌드로 일주일 만에 일파운드를 먹어버리고 다음 커피를 물색하던 중
woot.com에서 커피를 파는 것을 알게 되었다.
땡스기빙(Thanksgiving coffee co.)라는 다소 우스꽝스럽기 까지 한 회사였는데, 가격도 괜찮았고 회사
웹사이트에 나온 소갯글도 맘에 들어서 바로 주문을 넣었다.
여러 가지 버라이어티하게 다섯 봉지를 주문했었는데, 첫 번째 개봉의 영광은 프렌치 로스트로 선택하였다.
정식 제품명은 Noyo Harbor French Roast
제품 설명 페이지와 포장지에 적힌 설명을 보면, 이 회사가 처음으로 커피를 볶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Noyo Harbor가 수산업이 발달하여 꽤 잘나가던 동네였었는데, 잘나갈 때 자연을 지키지 못하고 지나치게 어획량을 늘려서 결국엔 물고기 씨가 마르고 이 일대의 수산업 자체가 공멸하는 비극을 맞았다고 되어 있다.
이 항구에서 유일하게 수산업과 관련없던 커피 볶기 업종에 속한 덕에 이 커피 회사는 망하진 않았는데, 그걸 계기로 이 회사의 사장님이 지속 가능한 농업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고, 커피 농장을 도와주고 소규모 가족 중심의 농장과만 거래하는 방식으로 일대 진화을 이루었다고 되어 있다.
뭐 장사치의 말이니 액면대로 믿을 이유는 없지만, 그저 단순한 기호 식품일 뿐인 커피지만, 이런 작은 역사나 스토리가 담겨 있단 점은 참 맘에 든다.
블렌딩은 Nicaragua, Uganda 및 Timor 산을 섞었다고 하는데, 비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.
사설은 그만 하고 본론인 테이스팅에 대해서 좀 써봐야겠다. 우선 프렌치 로스트닾게 첫 맛은 한마디로 강펀치이다. 추성훈한테 어퍼컷을 한 대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? 입에 대기가 무섭게 강렬한 바디가 온 입안을 휘감아 버린다.
강렬함이 사라질 쯤에 향이 나기 시작하는데 제품 설명 페이지에 보면 roasted carrot and black currant. 향이 난다고 되어 있다. 근데 로스트된 당근과 검은 커런트가 무슨 맛인지 난 전혀 모른다는 게 문제! 해서 내 입맛엔 가장 비슷한 맛을 꼽으라면 다크 초콜릿 맛과 비슷한 것 같다.
워낙 강렬한 바디 덕분에 신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고, 그게 사실 별로 단점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. 뭐 우물가에서 슝늉 찾을 순 없으니까.
기름이 좔좔~ 흐르는 황홀한 자태
스타벅스의 커피도 매우 강렬한 쓴맛을 선사하긴 하지만, 말로 쓰면 다 같은 쓴맛이지만, 실제 느껴지는 쓴맛의 풍미랄까 고급스러움은 스타벅스 따위가 이 커피를 절대 따라올 수 없다.
프렌치 로스팅이라 에스프레소로 뽑아 먹고 싶었지만, 아직 장비가 없는 관계로 꾹 참았다. 브루잉은 핸드드립을 주로 사용했고, 가끔 스토브탑 에스프레소를 이용했다. 스토브탑 에스프레소 주전자로 뽑으면 좀 걸쭉해지고 미끈거려서 이 커피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.
마지막으로 점수는
4.0 / 5.0